입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동양 최고의 의학 명저가 동의보감이다.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동의보감은 조선 광해군 때 허준이 지었다. 구성은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 목차편으로 되어 있다.
인간의 모든 질환이 거의 다 소개된 동의보감에는 구취 내용도 있다. 입냄새 표현에는 ‘구취자 위열야(口臭者 胃熱也)’가 있다. 또 ‘구취일증(口臭一證) 내열기(乃熱氣) 온적흉격지간(蘊積胸膈之間) 협열이충(挾熱而衝) 발어구야(發於口也)’로 설명했다.
이는 입 냄새 원인을 위의 열로 본 것이다. 가슴에 누적된 열에 또 열이 쌓이면 위로 치솟아 구취가 난다는 의미다. 위장에 열이 발생해 끈적이는 기운이 상부로 올라오면 입으로 배출돼 냄새가 나는 원리다.
위열은 기름진 고기와 음식인 고량진미(膏粱珍味)를 자주 섭취하면 발생 가능성이 높다. 또 체질적으로 위장이 허약해도 위열이 발생해 입냄새를 풍기고, 성격이 소심하거나 예민한 경우도 스트레스에 약해 위장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위화(胃火), 위열화화(胃熱化火), 위중열(胃中熱)로 표현한다. 모두 자극성 음식, 열 많은 식품, 걱정과 근심과 연관이 깊다. 위열과 연관된 입냄새는 비린내가 섞인 음식 썩는 냄새다. 음식이 소화, 흡수되는 과정에서 완전 발효되지 못하고 이상 발효되면서 나는 냄새다. 위열은 크게 4가지로 나뉠 수 있다.
먼저, 식적(食積) 위열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육식을 많이 먹거나 폭식하는 게 원인이다. 복부 팽만감이 나타날 수 있다. 다음으로 스트레스 등 감정에 의한 위열이다. 인간의 칠정인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이 지나치면 장부 기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장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구취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음허(陰虛)를 생각할 수 있다. 음허는 몸 안의 진액 부족이다. 과도한 성생활이나 체력 고갈로 진액이 부족해지면 몸의 상부로 열이 오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담음(痰飮)이다. 담은은 몸의 진액이 탁해지는 것이다. 배출되지 못한 담음이 몸에 정체되면 울결이 생긴다. 이로 인해 열이 가슴으로 몰린다.
위의 열은 소화불량, 염증으로 이어진다. 장부에 열이 나고, 입이 텁텁하고, 타액분비도 준다. 발열 작용과 염증 등으로 인해 더 뜨거워진 위는 냄새를 발생시킨다. 염증이 없는 신경성 소화불량도 입 냄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위장 기능이 약하면 부패 가스가 위로 올라간다.
이상과 같은 위열이 호흡기를 통해 구강으로 올라오면 입안이 헐고, 잇몸이 부을 수 있다. 혀는 홍색이며, 설태는 황색으로 변한다. 위열은 위허열(胃虛熱)과 위실열(胃實熱)로 구분된다. 위허열은 입마름, 불안, 가슴 답답이나 통증, 허기, 딱딱한 변 가능성이 있다. 위실열은 갈증, 흉통, 구토, 구내염이 발생한다.
위장 질환과 구취 치료 원리는 열을 내리는 데 있다. 이에 좋은 탕약에는 가감감로음(加減甘露飮), 용뇌계소환(龍腦鷄蘇丸), 사위탕(瀉胃湯) 등이 있다. 가슴에 쌓인 열이나 마음이 허해 생긴 화(火)는 궁지고가 좋다.
<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 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출처 : 백세시대(http://www.100ss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