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나오는 고름이 비염 때문이라고?”
오래전부터 귀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고름 때문에 고생하던 이만근씨(35세). 하지만 바쁜 영업직에 근무하는 이씨는 평소 심하지 않아 병원 찾기를 꺼려하다가 주변에서 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소리를 듣고 최근에야 병원을 찾았다.
아는 사람을 통해 동네 의원을 찾은 이씨에게 의사가 내린 판정은 만성중이염. 이씨의 경우는 자극 증상이 적고 중이에 항상 악취가 나는 고름 같은 것이 나오는 화농성으로 확인됐다. 심해지면 청력장애, 어지럼증의 증세가 나타나며 고막천공이 나타나기도 한다. 의사는 이어 이씨의 경우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만성 비염이 귀로 전이된 것 같다고 설명하며 동시에 치료해야 할 것을 권했다.
◇ 만성중이염, 코에서 오기도 한다
사실 이씨처럼 코에서 생긴 문제 때문에 귀가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대부분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고 의료기관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인체장기 중 코와 귀, 목 등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귀는 외이, 중이, 내이로 나눠지는데, 이 중 중이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중이염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귀속에 생기는 염증이 곧 중이염이다. 급성중이염의 경우 극렬한 통증과 고열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경련 등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금방 증세를 파악할 수 있다. 반면, 만성중이염은 통증 등 자각증세가 미약해 초기에는 심각성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나, 심해지면 유착성 중이염 등으로 발전해 청력장애가 생길수도 있다.
만성중이염은 이씨처럼 비염, 부비동염, 상인두염, 편도염 등이 중이로 전이돼 생길수도 있으며 급성중이염이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물을 중지하거나 신체 저항력이 쇠약해져 만성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혜은당 한의원 정수경 원장은 “중이염의 치료는 우선 원인이 되고 있는 질환이 있다면 이를 먼저 치료하고, 중이염의 치료는 중이 안에 있는 점막의 정상화 및 삼출물의 흡수가 필요하다”며 “동시에 개인별 체질 및 증상에 맞는 한약을 복용함으로써 체력과 장부의 기능을 끌어올려서 신체 내 저항력을 증강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 만성비염 치료, 포기할 필요 없어
문제는 이씨의 경우 만성비염이 치료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비염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중이염의 재발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씨의 경우 만성비염이 오래된 데다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이 잦아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정수경 원장은 “만성비염은 분명 치료가 어렵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가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코를 자극하는 물질의 유입을 차단하고 인체장부의 기능을 강화시키면 몸의 전반적인 상태가 좋아지면서 동시에 비염치료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이어 “코는 폐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폐의 기운을 조절하거나 위장기능이 약한 경우에는 위장기능을 조절하고, 동시에 신기능까지 약한 경우에는 신기능까지 봐주어야 비염증상이 좋아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약이 위주로 된 탕약을 처방해야 비염이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혜은당 한의원의 경우 비염 치료시 한약(신궁환 혹은 탕약)처방과 침구치료를 하면서 10여 가지 약재를 달인 한약연고와 스프레이로 증상이 심할 때 코 안의 염증을 신속하게 가라앉히고, 코 점막을 자극 강화시키며 점막 내 부종과 노폐물을 제거시킨다.
정수경 원장은 “올바른 식생활과 생활 습관을 조절하면서 한약과 보조요법을 열심히만 한다면 한달이면 비염 치료에 유의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어느 정도 비염치료가 된 후에는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전반적인 면역력과 해당되는 장부기능을 끌어올려서 중이염 치료도 같이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Dr.객원기자 정수경 원장(혜은당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