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구취에 매우 민감하다. 입냄새는 본인에게는 고민을, 타인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구취에 관한 궁금증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의 퀴즈 풀이로 알아본다. <편집자 주>
[궁금증]
49세 남성입니다. 대학과 여러 기관에서 강의를 합니다. 강의 때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합니다. 물을 마시지 않으면 목의 살이 닿아 몹시 괴롭습니다. 목의 불편함으로 인해 “큼큼”하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한 이비인후과에서는 ‘아무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고, 다른 이비인후과에서 역류성식도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약을 한 달 복용했지만 약간 좋아지다가 도루묵입니다. 요즘에는 약하지만 구취도 의식이 됩니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목이물감 원인을 찾는 게 급선무입니다. 목이물감 원인은 후비루, 위산역류, 인후두염, 비염, 축농증 등 다양합니다. 그런데 일부 목이물감은 내시경으로 관찰해도 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 의사는 흔히 “너무 예민한 성격이다”, ‘물을 자주 마시면 좋아진다“, ”신경을 쓰지 않으면 된다“ 등으로 환자를 안정시킵니다. 목의 관찰에서 이상이 없고, 실제 일부는 여느 사람에 비해 예민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사자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심하기에 더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병원을 다니다가 신경정신과를 찾기도 합니다. 육체의 증상을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면에서 원인을 찾으려는 시도입니다. 일부는 마음의 안정을 찾아 증상 완화가 되지만 상당수는 또 고민을 합니다.
특히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한 탓에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말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목의 살이 닿아서 힘들거나 목의 자극으로 습관적으로 헛기침을 하게 됩니다. 또 쉰 목소리로 변하기도 합니다. 주위에서는 “감기가 아니냐”며 병원에 가보라고 합니다. 그러나 열이나 콧물 등의 감기 증상이 아닌 단순 목이물감과 목 자극임을 스스로 알기에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또 감기와는 무관하기에 약 처방을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 같은 고민으로 한의원을 찾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정밀 진단을 하면 목이물감 유발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빈도가 높은 게 위의 습담(濕痰), 비염이나 축농증, 후비루, 매핵기입니다.
습담은 위가 차가워 생긴 담증입니다. 위장에 오랜 기간 습한 기운이 머무는 수습정체(水濕停滯)로 일어나는 습담은 헛기침, 가슴불안, 투명한 가래, 역겨움을 야기합니다. 주로 불규칙한 식사를 하면 냉한 위가 혹사를 하게 돼 습열(濕熱)을 부릅니다. 차가운 위에 들어온 음식을 소화시키려면 따뜻한 위에 비해 과부하가 걸려 열이 더 발생합니다. 증발 성향의 습이 습열로 이어집니다. 이는 현대의학의 역류성식도염과 같습니다.
이로 인해 음식물이나 소화액, 산이 지속적으로 역류하면 인후두부가 자극됩니다. 이것이 목이물감입니다. 그러나 목의 질적 변화가 온 것은 아니기에 치료는 소화기 질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식생활에서는 기름지고 튀긴 고량진미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제산제로 위산역류를 다스리면 때로는 위장의 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한의원에서는 위장기능 강화, 염증 치료하는 순수 한약재나 한방 제산제를 권유합니다. 태평혜민화제국방 처방에는 신출환, 산정환, 삼선환, 이진탕이 보입니다.
비염과 축농증도 목이물감과 관계가 있습니다. 코를 막히게 하는 비염과 축농증이 위산 역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잠잘 때 코골이가 심한 사람도 위산 역류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산역류는 목에 자극을 줘 이물감을 느끼게 합니다. 목소리와 관련해 연관성이 높은 것은 위산역류입니다. 구취나 목이물감으로 필자와 상담한 비염환자의 약 70%에서는 위산역류를 보였습니다.
비염과 축농증이 만성이 되면 단백질인 콧물이 목 뒤로 지속적으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기관지 점막 건조가 있을 때 잘 나타나는 후비루는 이물질이 인후두 부위에 붙어있는 느낌입니다. 후비루는 비염, 축농증과 함께 인후염, 편도선염 등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면역기능 강화와 코와 목, 기관지의 점막 기능을 회복시키는 처방을 합니다. 진액 보충과 기관지의 폐 기능 향상 처방도 필요합니다. 또 무엇보다 원인인 비염 등을 치료해야 합니다.
또 목이물감은 매핵기(梅核氣)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매핵기는 목에 매실 열매 같은 게 막혀 있는 느낌입니다. 담(痰)의 덩어리가 목에 맺혀서 뱉어도 나오지 않고 삼켜도 내려가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바탕인 일종의 히스테리로 심하면 우울증을 보이기고 합니다. 매핵기의 상당부분은 담적과 연관이 있습니다. 치료는 담적 독소제거, 하부식도의 괄약근 강화를 위한 침과 한약처방 등으로 몸의 균형을 되찾게 하는 방법입니다.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