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34]

[논객칼럼=김대복] 위장에 좋지 않은 3요소로 만성피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를 생각할 수 있다. 바쁜 나날, 불안한 일자리, 긴장되는 인간관계 등 다양한 걱정은 위장 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 현대인은 예전 사람에 비해 위장질환 비율이 높다. 변화가 적은 전통사회와는 달리 역동적인 개방사회는 스트레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율신경계 균형이 무너지면 소화불량, 명치 통증,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이 나타난다. 이 같은 질환이 만성이 된 경우는 담적(痰積)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담적은 가슴에 담이 몰려서 생긴다. 담(痰)은 정상 순환을 하지 못한 진액이 탁하고 걸쭉하게 변화된 병리물질이다. 점성의 가래가 많고, 기침을 해도 잘 뱉어지지 않는다. 어지럼증, 가슴 답답함과 함께 은은한 배 아픔이 있다.

Ⓒ픽사베이

의편(醫碥)의 적취(積聚)에는 ‘담적은 나무처럼 뻣뻣하고, 어지럽고, 막히고, 답답하고, 조잡하다. 평소 담이 많은 사람에게 일어난다(痰積, 證見麻木眩暈, 痞悶嘈雜, 其人平素多痰)’고 적고 있다.

담적은 소화증상과 전신증상으로 나뉜다. 주된 담적 증상은 복통이 많다. 비위(脾胃) 기능 이상에 의한 수습(水濕)으로 담이 생성돼 발생하는 것이다. 또 소화기계 증상으로 소화불량, 트림, 더부룩한 느낌, 포만감, 구토 등이 있다.

하지만 혈액 속에 섞어 림프를 타고 온 몸을 돌면서 전신증상도 일으킨다. 구취, 구강건조, 두통, 손발 저림, 불면증, 안구건조, 복부비만, 결림 등이다. 담적은 식도를 타고 올라와 혀에 설태를 만들고 입안을 마르게 한다. 비강인 코에 담적이 생기면 입으로 숨 쉬게 돼 구강건조를 야기한다. 이는 입냄새 요인이 된다.

담이 탁한 혈액, 무기질 등과 만나면 조직을 굳게 한다. 이 같은 독소가 근육에 침투하면 담 결림, 혈관에 끼면 동맥경화, 심장에 영향을 주면 심근경색 등의 조직 변성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

여러 처방에도 불구하고 소화 장애가 개선되지 않고 뭉친 느낌이 계속되는 소화기 담적은 가래를 삭이고 폐기(肺氣)를 고르게 하는 처방이 좋다. 또 걸죽해진 담을 묽게 해 위장과 혈액의 운동성을 높이는 처방을 한다. 소화액 분비가 촉진되면 위장기능이 개선돼 메스껍고 답답한 증상도 개선된다. 소화기나 전신적 질환도 사라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구취도 사라진다. 주된 처방은 도담탕(導痰湯), 죽력달담환(竹瀝達痰丸), 화견탕(化堅湯), 봉강환(蜂殭丸), 백나각환(白螺殼丸) 등이다.

다만, 담적도 체질과 증상에 따라 사용 약재가 다르고 치료 과정도 차이가 난다. 전반적으로 기혈의 순환을 촉진하는 뜸, 침, 탕약이 쓰이지만 독소 배출이 관건이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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