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한의학박사

미세먼지 증가 속에 신경 쓰이는 게 비염과 축농증(의학명 부비동염)이다. 대기 오염은 비염과 축농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두 질환은 입냄새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강호흡이 된다. 입으로 숨을 쉬면 입안이 건조하게 돼 구취가 유발되고, 안면비대칭 원인도 될 수 있다.

비염과 축농증은 모두 심한 코 막힘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비염과 축농증은 원인이 다르다. 정확한 진단이 되지 않으면 자칫 증상을 키울 수도 있다. 비염과 축농증은 발생 기저가 다르다. 비염은 코 안 점막에 생긴 바이러스성 염증질환이고, 축농증은 코뼈 양 옆에 있는 작은 공간인 부비동에 세균성 염증이 발생한 질환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몸의 면역체계가 외부에서 흡인된 집 먼지 진드기, 곰팡이, 꽃가루, 황사 등에 의해 과민 반응하는 것이다. 축농증은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비점막 부종, 기타 세균 감염 등으로 코 속 공간인 부비동에 분비물이 고이면서 2차 세균 감염이 일어난 것이다.

비염 증상은 코가 간질거림과 폭발적인 재채기, 줄줄 흐르는 맑은 콧물, 눈과 코의 가려움, 지속적인 코 막힘 등이다. 축농증 증상은 누런 콧물, 코 막힘,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두통, 집중력 저하, 후각기능 저하 등이다. 또 만성기침, 기관지염, 중이염이 나타날 수도 있다.

비염과 축농증은 상관관계에 있다. 가령, 급성 축농증은 급성 바이러스성 비염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코감기가 발생하면서 코 안의 점막에 염증이 생겨서 일어난다. 이때, 염증으로 인해 점막이 부으면 부비동과의 연결 통로가 좁아진다. 이로 인해 부비동 내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점액이 쌓이고, 이는 세균의 먹잇감이 된다. 세균 증식으로 부비동 내 염증이 발생하고, 축농증이 되는 원리다. 이처럼 비염으로 인해 축농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비염이 만성화 되었을 때 축농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비염과 축농증은 원인에 따라 치료가 세분화된다. 먼저 비염은 풍한형(風寒型), 풍열형(風熱型), 기허형(氣虛型)으로 나뉜다. 찬 기운에 의해 생긴 풍한형은 맑은 콧물이 수돗물처럼 줄줄 흐른다. 더운 기운과 연관된 풍열형은 누런 콧물이나 코 막힘이 특징이다. 기허형은 면역력 저하를 생각할 수 있다. 각 원인과 개인의 체질에 따라 약재가 달라진다. 같은 비염이라도 개인 맞춤처방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코 안의 염증과 부종을 신속하게 제거하는 약재 10여 가지가 함유된 한약 연고와 스프레이도 사용한다.

한의학에서 축농증 치료에 중점을 두는 것은 면역력 향상과 염증으로 생긴 농(膿) 제거다. 면역력이 키워지지 않는 한 모든 질별에 취약한 모래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축농증은 재발이 잘 된다. 그렇기에 단순한 증상 완화 치료로는 한계가 있다. 필히 농을 제거와 함께 면역력 보강 처방을 하는 게 좋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가 많은 요즘에는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 및 피부 질환에 유용한 신궁환(神弓丸)에 증상과 체질을 고려한 약재를 가감하면 효과적이다.

축농증에서도 한약재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연고와 스프레이 요법이 유용하다. 주안점은 농과 부종의 제거다. 축농증은 우선 농을 없애야 치료가 된다. 또 겔 형태의 배농겔을 비강 내 삽입시켜 농을 제거하고, 코 점막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도 쓴다.

비염과 축농증 모두 침 치료도 효과적이다. 침 치료의 주 목적은 코의 기능과 면역력 증강이다. 침을 놓는 곳은 전신의 기혈순환, 혈액순환, 두통 등에 좋은 합곡혈(合谷穴), 코의 점막 강화, 막힌 코 소통, 외부 공기에 대한 면역력 증강 포인트인 영향혈(迎香穴), 숨 막힘이나 면역 계통을 개선하는 곡지혈(曲池穴), 두통이나 콧물 등에 효과적인 상성혈(上星穴) 등이 포함된다. 증상과 체질에 따라 적합한 경혈을 찾아 자침함으로써 코의 기능을 개선시킨다. 침을 낯설어하는 소아에게는 레이저 침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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